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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노래 외 1편/폴 베를렌

김선자 2022. 11. 17. 02:48

가을의 노래

 

 

   폴 베를렌

 

 

가을날

비오롱의 가락

긴 흐느낌

하염없이

내 마음 쓰려라

 

 

종소리

가슴 메여

나 창백히

지난날 그리며

눈물 흘리네

 

쇠잔한

내 신세

모진 바람 몰아치는 대로

이리저리 불려다니는

낙엽 같아라

 

 

예지

                               

폴 베를렌

 

 

하늘은 지붕 위로

저렇게 푸르고 조용한데

 

지붕 위에 잎사귀들

일렁이는 종려나무

 

하늘 가운데 보이는 종

부드럽게 우는데

 

나무 위에 슬피

우짖는 새 한 마리

 

아하, 삶은 저렇게

단순하고 평온하게 있는 것을

 

시기지에서 들려오는

저 평화로운 웅성거림

 

-뭘 했니?  여기 이렇게 있는 너는

울고만 있는 너는

 

말해봐, 뭘 했니?  여기 이렇게 있는 너는

네 젊음을 가지고 뭘 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