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자의 시 2

영혼의 낮은 울림/김선자

김선자 2022. 10. 9. 12:12

영혼의 낮은 울림

 

     김선자
 
 
그래, 오고 싶었다
 
두발로 걸어 다니는 짐승처럼
털을 바짝 세우고 어슬렁거리며 오고 싶었다
 
슬픈 사연 못이기는 소쩍새 엉덩짝 툭툭치며
꽃진 잎봉도 흔들며 오고 싶었다
 
노래가사 하나 없는 악보
누가 나를 기억 할 것인가
 
연인들은 눈 껌벅할 사이 내 손을 놓아 버리고
따뜻한 12월로 건너간다
 
시린 발목 퐁당거리며
꼬장한 두 다리로 푸른 강을 건너오고 싶었다
 
산자들이 망자들을 찾는11월
비명에 가까운 울부짖음이
짓밟히는 낙엽 속에서 터져 나온다
 
나란한 두 운명이 부딪히는 낮은 울림
아직 회귀하지 못한 영혼의 방황하는 소리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