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자의 시 2
그러고 싶니/김선자
김선자
2023. 2. 3. 13:25
그러고 싶니
김선자
달그락거리는 소리
퍼 담는 숟가락소리
후다닥 치고 박고 다투는 소리
갓난아기 젖 달라고 칭얼대는 소리
손잡아 보고 싶니
설거지 세제 하천 오염된다고
컴퓨터 게임에 빠지면 중독된다고
담배 피우면 폐가 망가진다고
칫솔질 안하면 충치 생긴다고
말해 주고 싶니
가진 것 적어도 늘 웃으며 사는 사람들
임신한 새색시 불룩한 배
손자 업은 할머니 휘어진 등
이웃도 모르는 고단한 그들의 하루
어루만지고 싶니
천 원짜리 과자 먹고 싶다며
초등 일학년 이집 아들 징징거린다면
책상에 앉은 딸아이 하품만 한다면
실직자 젊은 아빠 잠만 잔다면
등 두드려 줄 수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