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자의 시 2

그대 일구씨 안녕!/김선자

김선자 2023. 2. 4. 00:30

그대 일구씨 안녕!

 

 

김선자

 

 

 

꽃 한 송이로 하늘을 이고

하루하루 살아 온 나

하얗게 꽃핀 마스크 너머

시들어 가는 이야기들이 서럽다

저녁 해 닮은 멍한 눈

너와 나 사이 덧없이 긋는 줄금

조용히 펄럭이는

촛불 위로 맴도는 외로움

눈물도 마르게 하는 두려움

가벼이 미련없이

헤어지고 싶다

고통의 혓바닥이 없는 곳으로

저 먼 우주 한 복판으로

코로나일구씨 안녕!

 

 

 

계간 <시와 시학> 동인시집 015 <지상의 말들>(2020.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