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자의 시 2

산책로/김선자

김선자 2023. 4. 18. 19:57

산책로

김선자
 
자주 걷던 길이 낯설어 진다
오늘 내일 하면서 이제야 걷는 것은
치석처럼 덕지덕지 끼어 있는 케케묵은
고치기 어려운 버릇 게으름 탓이다
봄이 나즉나즉 오고 있는 나무 밑을 걷는다
푸릇해지는 둥치와 부드러운 흙에서
봄 냄새가 물씬 코를 찌른다
바람꽃 할미꽃 제비꽃은 벌써 고개를 내밀었다
앙징스러운 것들 보고 싶었다
가 버린 내 사랑이 다시 돌아와
어깨를 툭 치는 듯한 저 연두의 미소
그렇게 봄과 함깨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