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자의 시 3

절[寺]/김선자

김선자 2024. 8. 7. 18:45

 

절[寺]


김선자
 
 
어릴 적
어머니하고 절에 가면 언제나 절을 하라고 하던 절
그 절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어머니가 안 계신
지금은 잊어 버렸지만
갈 때 마다 부처님 앞에서 공손히 하던 절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엎드리던 절
 
그 소리
그리워 그리워서
들어서던 절
희미하게 울리던 그 소리
아름답다 들으며 두 손을 합장하고 절을 하던 절
푸른 산을 휘돌아 절 마당에 내려서던 까치
발자국 소리에 놀라 댕그렁 댕 댕
그 절 풍경 소리
두 귀 쫑긋이 절을 하던 절
 
마음이 동그래지는 절
내용 없는 절이어도 절을 할 적마다
그 어느 해 철 들기전 하던
어머니 마음처럼
넉넉해지는
절…… 절[寺]에서
 
 
2017. 7. 5. 수. 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