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자
2025. 5. 26. 23:46
겨울 정원
문태준
마른 넝쿨에 비 오네
목을 빠끔히 내놓으며
비 오네
소한(小寒) 낮전에
무말랭이 같은 비
꼬부라진
내게 오는 비는
헐거워 벗겨지는데
마른 넝쿨은 비를 휘감아
봄여름 땅벌레처럼 살이 오르네
—《시산맥》2025 여름호 권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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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 1970년 경북 김천 출생. 199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시 등단. 시집 『수런거리는 뒤란』『맨발』『가재미』『그늘의 발달』『먼 곳』『우리들의 마지막 얼굴』『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아침은 생각한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