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자
2025. 6. 24. 20:26
좋은 시·아름다운 세상' 『詩하늘』詩편지
그런 친구/김성춘
세상은
내게 밥 사주는 친구도 좋아하지만
밥보다 먼저 내게
환하게 웃어주는 친구가 더 좋을 때도 있다
세상은
내게 먼저 환하게 웃어주는 친구도 좋아하지만
밥보다 웃음보다 먼저
내 마음과 잘 소통하는
바람 같은 친구가 더 좋을 때도 있다
또한 세상은
내 마음과 바람처럼 잘 소통하는 친구도 좋아하지만
그보다 먼저 더 좋은 친구는
첫눈이 오면 와, 첫눈 온다고
목련이 피면 와, 목련 피었다고
아무 때나 전화하면서
어디 몸 아픈 덴 없는지 요즘 무슨 책을 읽는지...
허물없는 얘기 주고받는 그런 친구
영혼이 따스한 그런 친구
내 곁에 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찬란한
행복인 것을!
ㅡ출처 : 계간 『詩하늘 115』 (詩하늘문학회, 2024.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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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을 때 두 손잡고 마음 아파해줄 친구
내 무덤에 막걸리 한 잔 따라 줄 친구
그런 친구를 그대는 알고 있는가
시도 때도 없이 와서 자고 같이 밥 먹고
정한 곳도 없이 훌쩍 떠나 세상 구경하고
마음 나누며 정담을 나눌 그런 친구를
그대는 사귀고 있는가
무엇이 먹고 싶다고 하면 기억해 뒀다가
그 친구 몰래 준비해 두고는
막걸리 한 잔 하자며 몰래 내어줄 그런 친구가 오기만을 학수고대하는 사람인가
사랑과 이해가 충만한 나날을 나눌 그런 친구와 나란히 앉아 영화를 관람한 적이 있는가
나날이 이런 친구와 함께라면
늘 즐겁겠는데
詩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