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
고영민
탱자나무 생울타리에
노란 탁구공들이 박혀 있다
누가 있는 힘껏 스매싱을 날렸는지
네트 한가운데
공은 깊숙이도 박혀 있다
가시에 찔리며
겨루었던
너와의 길고도 힘겨웠던
맞-드라이브
5월의 탱자꽃 시절
아무리 조심해도 너에게 손을 넣을 땐
매번 손등을 긁혔다
―고영민 시집 『봄의 정치』(창비, 2019)에서

1968년 충남 서산출생
중앙대학교 문창과 졸업
2002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악어 』『공손한 손 』,『사슴공원에서』『구구』『봄의 정치』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