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 편지
김선자
지난해 봄 산책하다 만난
노랑무늬붓꽃아 잘있느냐
하얀꽃잎속 노랑무늬가 우아해서
귀한 대접 받고 있겠지
산괴불주머니야
올해도 자잘하고 노란꽃 피웠느냐
곰취 구릿대 노루귀 박새야
지나가면서 침뱉는 사람은 없더냐
골담초 황기 방풍나물 당귀야
흙속에 숨죽여 있다가
불끈 솟아 났느냐
들녘마다 자부룩이 돋아난 너희들
자랑스러워라
사랑스러워라
변치않고 찾아오는 너희들에게
짧지만 긴 기별 날려보내마
ㅡ<대구문학> ,대구문학제,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