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
김선자
눈을 떠서 맞이하는 하루는
싹이 트는 새로움이다
경이로움이다
볼 수 있다는 것
들을 수 있다는 것
느낄 수 있다는 것
만질 수 있다는 것
초승달이 호수에 비친
자기 모습에 신기해 하는 일
개미가 먹이를 물고
낑낑거리며 집으로 가는 일
맨망한 소소리 바람 맞으며
고개 내미는 제비꽃
생명은 고귀한 싹이다
결혼한 뒤 어느 날
느끼던 뱃속의 태동
올망졸망 사남매 손잡고 가던 나드리
쿵덕거리는 심장소리 들으며
안아 보던 첫손자
새롭다는 건
두려움과 설렘이다
천둥칠 때마다 꽃잎 하나씩
틔우는 사과 나무다
기쁨과 고통이
엮어지는 손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