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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기

백화(白樺 -산중음(山中吟)4 외 1편/백석

by 김선자 2022. 10. 9.

 백화(白樺)
    -산중음(山中吟)4

 

    백석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산(山)도 자작나무다
    그 맛있는 메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
    그리고 감로(甘露)같이 단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산(山) 너머는 평안도(平安道)땅도 뵈인다는 이 산(山)골은 온통 자작나무다

 



   멧새 소리

 

    백석


    처마 끝에 명태를 말린다
    명태는 꽁꽁 얼었다
    명태는 길다랗고 파리한 물고긴데
    꼬리에 길다란 고드름이 달렸다
    해는 저물고 날은 다 가고 볕은 서러웁게 차갑다
    나도 길다랗고 파리한 명태다
    문턱에 꽁꽁 얼어서
    가슴에 길다란 고드름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