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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자의 시 2

불어라 남풍/김선자

by 김선자 2023. 7. 25.

불어라 남풍

 

김선자

 

 

산촌 마을 경로당에도 

화투판이 저녁답까지 벌어졌다

시끌벅적한 할매들 손 길

 

끈덕지게 불어오는 남풍

"안동댁 졌대이, 돈 빨리 내 놔라. 멀 그리 꾸물거리노"

"내가 졌뿟나, 좀 기다리래이"

십 원짜리 몇 개가 던져진다

 

짜르르락 타닥 타닥 꽃봉 터지는 소리

연두빛 봄풀 속옷 짜는 소리

경로당 청춘들  찰찰 정이 넘치는 소리

 

봄 햇살 긁어 모으는 

종시 할매 노래 가락

연분호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아 아*

물큰 물큰 내려오는 산 그림자 

 

 

*봄날은 간다 노래 구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