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선자의 시 2

무지개/김선자

by 김선자 2022. 10. 12.

무지개

 

 

김선자

 

 

 

비오고 난 맑은 하늘

다정하게 어깨동무한 무지개 떴다

이 산에서 저 산으로

둥근 두 다리 사이좋게 걸치고

자상한 어머니 자태 무지개

영롱한 일곱 빛깔 속에

붉은 장미꽃 송이처럼 꿈의 원리

한 가득 담겨있다

 

빨강아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주황아 지혜의 씨앗을 뿌리라

노랑아 꿈을 품어라

초록아 성취를 믿어라

파랑아 말을 다스리라

남색아 습관을 길들이라

보라야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

 

때가 익으면

미래는 저절로 열리게 된다고

말없이 토닥거리는 무지개

무지개는 땅을 짚고 소곤거린다

빗방울 한 줌 햇살 한 자락

천둥 번개 한 사발

먹으며 산다고

 

 

*차동엽 신부 <무지개 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