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김선자
비오고 난 맑은 하늘
다정하게 어깨동무한 무지개 떴다
이 산에서 저 산으로
둥근 두 다리 사이좋게 걸치고
자상한 어머니 자태 무지개
영롱한 일곱 빛깔 속에
붉은 장미꽃 송이처럼 꿈의 원리
한 가득 담겨있다
빨강아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주황아 지혜의 씨앗을 뿌리라
노랑아 꿈을 품어라
초록아 성취를 믿어라
파랑아 말을 다스리라
남색아 습관을 길들이라
보라야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
때가 익으면
미래는 저절로 열리게 된다고
말없이 토닥거리는 무지개
무지개는 땅을 짚고 소곤거린다
빗방울 한 줌 햇살 한 자락
천둥 번개 한 사발
먹으며 산다고
*차동엽 신부 <무지개 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