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기
건널목/황영숙
by 김선자
2025. 2. 8.
건널목/황영숙
건널목에서 설핏 당신이 나를 보았습니다
나도 그순간 세상의 가장 짧은 예감으로
당신을 알아보았습니다
내가 당신을 본 것은 순간이었지만
기차가 지나가는 시간은 길었습니다
기차가 지나가고 이미 당신 없는 건너편으로 와서
당신을 찾아보지만 그냥 떠 있는 낮달 하나
무심히 나를 내려다봅니다
당신은 언제나 기차가 지나갈 때만
건널목에 서서 나를 기다립니다
당신을 만나는 일은 늘 그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