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음(偶吟) 2장
구상(1919∼2004)
1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다.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다.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묶여 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도 맛본다.
2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일간『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동아일보, 2017년 03월 03일 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