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까치꽃
김선자
쑤욱쑥 흙 밀어 올리다가
쏙 고개 내미는 쑥
냉큼 올라와서 싱겁게 꽃 하나 피우고
머쓱하니 앉아 있는 냉이
돌나물 앙증스레 오돌오돌
돋고 있는 봄날
머위나물 의젓이 솟아나고
매화나무 둥치아래
매화향에 흠뻑 젖어 있는
큰개불알꽃이 작은 눈 깜짝이며
민망스레 쳐다본다
누구보다 일찍 봄소식 전하는 너
봄까치꽃이라 이름 바꾸어 부른다
햇살 주저앉은 툇마루
봄 하늘이 너무 맑고 푸르러 가을인가
흰 구름 동실 몽실 여름인가
따스한 햇살 곱디고운 내님인가
노곤히 취하다가
어이쿠! 시샘바람 자발없이
눈 모로 세우고
어머니 가슴 휘젓는 못난 자식처럼
한바탕 돌개바람 불어제낀다
땅기운 터져 물씬 풍기는 흙냄새
어찌 이리 좋아
울렁이는 이 가슴
어찌하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