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자의 시 273 그 섬 그섬 김선자 비가 내리면 그 섬에 한 번 가볼까 합니다 그 섬에 내리는 빗소리 아름다운 종소리 같이 들리고 종소리에 맞추어 물고기들 춤을 춘다고 해서 그대에게 그 소식 들려 줄까 해서요 바다에 떨어지는 빗방울들 하나씩 주워 모아 영롱한 바늘로 구슬처럼 실에 꿰어지면 아지랑이 같은 그 섬에 보물처럼 숨겨 두고 흔들어 향기가 나면 하늘 빛에 취해서 울어 보기도 하고 비는 가녀린 꽃잎들을 간지럽히다가 나무들 잎새에 물방울 되어 조용히 머물다가 도르르도르르 굴러내리는 은구슬이 되다가 재재재 짹짹 지저귀고 있는 새들 어루만지다가 빗 소리 날개 밑으로 흠뻑 적셔 들면 새들을 데리고 그 섬을 한바퀴 휘돌아 오기도 하고 비가 내리는 날 그 섬으로 간다면 그대 생각은 잠시 뒤로 하고 하루 종일 물장구만 치다가 돌아 올까.. 2022. 10. 9. 이전 1 ··· 16 17 18 1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