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밀레종에 대한 마음 줄
김선자
가벼운 공기
깃으로 가른다
날아오르는 한 마리 학
날개 짓하며 떠 있다
호수 같은 하늘에 던진
달 따러가는 아이들 낚시대
한이 맺힌 전설의 마음
종소리 따라 세차게 부딪혀 온다
은결처럼 부서지는 천년의 자락
에밀레…… 에밀레……
청동에 새겨진 한숨
가슴 저미는
거듭거듭 환하게 불 밝히는
조그만 배가 높은 물결 헤치고 갈 때와 같이
뜨거운 쇳물 속에서 녹아내렸지
종소리 울려 퍼진다
꿈결인양
한 아이 애절한 울부짖음 같이
지그잭지그잭
날개 짓하며 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