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글

꽃 막대기와 꽃뱀과 소녀와/이윤학

by 김선자 2024. 4. 6.

꽃 막대기와 꽃뱀과 소녀와


 이윤학


집에 가는 오솔길이 있었다
길게 머리를 따 묶은 소녀가 있었다
유월의 풀밭 안으로 스며드는
오솔길을 걷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
딱딱하게 굳은 땅바닥 위에
떨어진 꽃 막대기가 있었다. 소녀는
의심을 품어본 적이 없었다.

꽃 막대기에 대한 소녀의 설렘!

손을 가져가자
꽃 막대기는 금세
꽃뱀으로 변했다.

꽃 막대기와 꽃뱀과 소녀는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제22회 김수영문학상수상작> 

'국내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비꽃 여인숙/이정록  (1) 2024.04.06
수 련/채 호 기  (1) 2024.04.06
자명한 산책/황인숙  (0) 2024.04.06
개밥그릇 /함민복  (2) 2024.04.06
地上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 1 외 4편/이기철  (1) 2024.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