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막대기와 꽃뱀과 소녀와
이윤학
집에 가는 오솔길이 있었다
길게 머리를 따 묶은 소녀가 있었다
유월의 풀밭 안으로 스며드는
오솔길을 걷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
딱딱하게 굳은 땅바닥 위에
떨어진 꽃 막대기가 있었다. 소녀는
의심을 품어본 적이 없었다.
꽃 막대기에 대한 소녀의 설렘!
손을 가져가자
꽃 막대기는 금세
꽃뱀으로 변했다.
꽃 막대기와 꽃뱀과 소녀는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제22회 김수영문학상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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