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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읽기327

친구야 너는 아니 / 이해인 친구야 너는 아니 / 이해인 꽃이 필때 꽃이 질 때사실은 참 아픈거래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아줄 때사실은 참 아픈거래친구야 봄비처럼 아파도 웃으면서너에게 가고픈 내 맘 아니향기 속에 숨겨진 내 눈물이 한 송이꽃이 되는걸 너는 아니우리 눈에 다 보이진 않지만우리 귀에 다 들리진 않지만이 세상엔 아픈 것들이 너무 많다고아름답기 위해선 눈물이 필요하다고엄마가 혼잣말로 하시던얘기가 자꾸 생각이 나는 날이 세상엔 아픈 것들이 너무 많다고아름답기 위해선 눈물이 필요하다고친구야 봄비처럼 아파도 웃으면서너에게 가고픈 내 맘 아니향기 속에 숨겨진 내 눈물이 한 송이꽃이 되는 걸 너는 아니우리 눈에 다 보이지 않지만우리 귀에 다 들리진 않지만이 세상엔 아픈 것들이 너무 많다고아름답기 위해선 눈물이 필요하다고꽃이 필때.. 2025. 3. 24.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62] 지팡이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62] 지팡이문태준 시인입력 2025.03.16. 23:52지팡이/김성배재활운동 할 때는 한발짜리집에서는 네발짜리를 짚는다너무 오랫동안 같이 있다 보니나도 모르게 정이 들었다그런 정을 떼고 홀로서기를 시작한다아내가 보는 가운데 한 걸음, 한 걸음 걷는다너무 놀라서 박수와 고함을 지르고 엄지 척을 한다등에 업혀 있던 손녀도 덩달아손을 흔들고 만세를 한다이것이 나의 삶이다-김성배(1964-)♧김성배 시인은 몇 년 전에 병마로 쓰러져 현재 힘든 재활의 과정을 겪고 있다. 최근에 펴낸 신작 시집인 ‘내일은 걷는다’는 시인의 재활기(再活記)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시도 그러한 시편들 가운데 한 편이다. 재활의 생활은 고통스럽지만, 시인의 시편에는 고통의 시어가 없고 오히려 긍정.. 2025. 3. 18.
우리가 물이 되어/강은교 우리가 물이 되어/강은교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우르르 우르르 비 오는 소리로 흐른다면.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아아, 아직 처녀인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그러나 지금 우리는불로 만나려 한다.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세상에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만 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저 불 지난 뒤에흐르는 물로 만나자.푸시시 푸시시 불 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올 때는 인적 그친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2025. 3. 13.
한 잎의 여자/오규원 한 잎의 여자/오규원나는 한 여자女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눈물 같은 여자, 슬픔 같은 여자, 병신 같은 여자, 시집詩集같은 여자, 그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그러나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여자. 오규원(吳圭原, 본명 : 오규옥 吳圭沃 1941년 12월 29일 ~ 2007년 2월 2일)시인이자.. 2025. 3. 8.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오규원 시인의 '봄날과 돌'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오규원 시인의 '봄날과 돌'작성자이영일|작성시간25.03.02|조회수269❁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봄날과 돌 어제 밤하늘에 가서 별이 되어 반짝이다가슬그머니 제자리로 돌아온 돌들이늦은 아침잠에 단단하게 들어 있네봄날 하고도 발끝마다 따스한햇볕 묻어나는 아침 ―오규원(1941-2007)♧오규원 시인은 “내 시는 두두시도 물물전진(頭頭是道 物物全眞)의 세계다”라고 썼다. 모든 존재 하나하나가 도(道)이고, 사물 하나하나가 모두 진리임을 밝히는 것이 자신의 시 세계라는 뜻이겠다. 그러면서 본인의 시는 존재를 통해서 말하고, 존재의 편에 서 있다고 했다. 물론 시에는 시인의 주관이 개입하지 않을 수 없지만, 시인의 주관도 “현상에 충실한 현상의 의식”일 뿐이라고 말했다.이 시는 이러.. 2025. 3. 3.
봄날과 돌/오규원 봄날과 돌/오규원어제 밤하늘에 가서 별이 되어 반짝이다가슬그머니 제자리로 돌아온 돌들이늦은 아침잠에 단단하게 들어 있네봄날 하고도 발끝마다 따스한햇볕 묻어나는 아침-오규원(1941-2007)오규원 시인은 “내 시는 두두시도 물물전진(頭頭是道 物物全眞)의 세계다”라고 썼다. 모든 존재 하나하나가 도(道)이고, 사물 하나하나가 모두 진리임을 밝히는 것이 자신의 시 세계라는 뜻이겠다. 그러면서 본인의 시는 존재를 통해서 말하고, 존재의 편에 서 있다고 했다. 물론 시에는 시인의 주관이 개입하지 않을 수 없지만, 시인의 주관도 “현상에 충실한 현상의 의식”일 뿐이라고 말했다.이 시는 이러한 시인의 시론(詩論)을 엿볼 수 있다. 시인은 돌들을 본다. 돌들은 움직이지 않고 있으니 마치 깊은 잠에 빠져 있는 것만 같.. 2025.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