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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자의 시 3

바람 부는 출렁다리/김선자

by 김선자 2024. 3. 16.

바람 부는 출렁다리

 

김선자

 

 

푸르른 바다는

찰찰 넘치도록

짭쪼롬한 해초 내음이 날린다

 

바람 부는 출렁다리

곳곳에 노란 표지 팻말

위험! 들어가지 마세요

 

굼틀굼틀 구부리고

철썩철썩 두드리고

바다는 꼬리를 살살 흔든다

 

부채살주상절리

동백꽃 빨간색 너무 요염하다

산호보다 아픈

부채살에 묻어오는 바람

 

갈매기 날고

날개에 굳은 생채기

먼 곳에서 퍼덕인 얼굴이 붉다

 

삐죽삐죽 다리 뻗치고

꼬리 이어 오는

파도를 부친다

밀어 부친다

 

남실대는 바다에

정맥같은 숨결을 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