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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자의 시 3

봄까치꽃/김선자

by 김선자 2024. 4. 15.

봄까치꽃

 

김선자

 

 

쑤욱쑥 흙 밀어 올리다가

쏙 고개 내미는 쑥

냉큼 올라와서 싱겁게 꽃 하나 피우고

머쓱하니 앉아 있는 냉이

돌나물 앙증스레 오돌오돌

돋고 있는 봄날

머위나물 의젓이 솟아나고

매화나무 둥치아래

매화향에 흠뻑 젖어 있는

큰개불알꽃이 작은 눈 깜짝이며

민망스레 쳐다본다

누구보다 일찍 봄소식 전하는 너

봄까치꽃이라 이름 바꾸어 부른다

햇살 주저앉은 툇마루

봄 하늘이 너무 맑고 푸르러 가을인가

흰 구름 동실 몽실 여름인가

따스한 햇살 곱디고운 내님인가

노곤히 취하다가

어이쿠! 시샘바람 자발없이

눈 모로 세우고

어머니 가슴 휘젓는 못난 자식처럼

한바탕 돌개바람 불어제낀다

땅기운 터져 물씬 풍기는 흙냄새

어찌 이리 좋아

울렁이는 이 가슴

어찌하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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